호주 교민들이 상속 이야기를 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 “호주는 상속세가 없잖아.”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호주에 일반적인 상속세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가족이 있거나, 한국 자산이 있거나, 한국에 돌아와 사는 경우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리고 많은 분이 놓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상속세를 결정하는 것은 상속인의 국적이 아니라, 피상속인(망인)의 거주자 여부입니다.
이 한 가지가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한눈에 보는 결론
- 호주에는 일반적인 상속세가 없다. 한국은 있다.
- 상속인(받는 사람)의 시민권은 중요하지 않다.
- 피상속인이 한국 거주자면 전 세계 재산이, 비거주자면 한국 재산만 과세될 수 있다.
- 단, 비거주자는 공제가 기초 2억으로 쪼그라든다 — 무조건 유리한 게 아니다.
- 한국과 호주 사이엔 상속세 조약이 없다.
과세의 경첩 — 누가 받는가가 아니라 누가 돌아가셨는가
많은 분이 “자녀가 호주 시민권자니까 한국 세금은 없겠지”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 상속세는 피상속인(사망한 사람)의 거주자 여부를 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
- 피상속인이 한국 거주자라면 — 한국 부동산·예금은 물론 호주 부동산·주식·예금까지 전 세계 재산이 한국 상속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피상속인이 한국 비거주자라면 — 한국에 있는 재산(예: 서울 아파트·한국 예금)만 과세하고, 호주 자산은 한국 상속세 범위 밖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다시 세법상 거주자 판정입니다 — 모든 게 “누가 어느 나라 거주자인가”로 돌아갑니다.
사례 1 — 시드니 아들이 상속받는 경우
아들은 호주 시민권자로 시드니에 살고, 부모는 서울에 삽니다. 부모가 사망하면 한국 거주자인 부모의 전 세계 재산이 과세 대상입니다. 아들의 국적은 무관합니다.
사례 2 — 호주로 완전히 이주한 부모
부모가 시드니에 살며 한국 비거주자이고, 시드니 주택·호주 투자자산·서울 아파트를 보유합니다. 이 경우 한국은 서울 아파트만 과세할 수 있습니다.
착각 ① — “호주는 상속세가 없으니 끝이다”
절반만 맞습니다. 호주에 일반적인 상속세는 없지만, ① 망인이 한국 거주자이거나 한국 자산이 있으면 한국 상속세가, ② 상속받은 호주 자산을 나중에 팔면 호주 양도소득세(CGT)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호주 CGT는 취득가액이 승계되며, 상속 주택은 사망일로부터 2년 이내 처분하거나 사망 시 망인의 주거주지였던 경우 등 일정 요건이면 면제될 수 있습니다(ATO 기준). 자세한 건 호주 CGT와 역이민을 보세요. 요컨대 “상속세가 없다”와 “세금이 없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착각 ② — “미리 증여하면 해결된다”
이것도 절반만 맞습니다. 한국 세법은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을 상속재산에 합산합니다(상증세법 제13조. 상속인이 아닌 사람은 5년). 예를 들어 70세에 5억을 증여하고 76세에 사망하면 → 그 5억이 다시 상속재산에 포함됩니다.
더 깊은 함정: 합산된 사전증여는 상속공제 한도를 깎습니다(상증세법 제24조 — 공제는 과세가액에서 가산한 증여재산가액을 뺀 금액을 한도로 함). 그래서 사전증여 없이는 낼 상속세가 없었을 사람이, 사전증여 때문에 증여세 + 공제 축소로 인한 상속세를 모두 내는 일이 생깁니다.
진짜 절세가 되려면 10년 이전의 계획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상속은 “1~2년 전이 아니라 10년 전에 준비하는 세금”이라고들 합니다.
착각 ③ — “비거주자가 되면 무조건 유리하다”
틀릴 수 있습니다. 비거주자는 과세 범위가 한국 재산으로 좁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공제가 함께 줄어듭니다.
- 거주자 사망: 기초공제 2억(제18조) + 일괄공제 5억(제21조) + 배우자상속공제(제19조, 최소 5억) → 배우자가 있으면 보통 최소 10억 공제.
- 비거주자 사망: 제19·21조는 거주자 사망에만 적용 → 기초공제 2억(제18조)만.
즉 한국 자산이 많다면 비거주자가 오히려 불리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신고·납부 기한도 거주자 6개월, 비거주자는 9개월입니다.)
한국과 호주에는 상속세 조약이 없다
“한-호 조세조약이 있지 않나요?”라고 묻는 분이 많습니다. 있습니다 — 다만 1982년 한-호 조세조약은 소득세·법인세를 다루고, 상속세·증여세는 포함하지 않습니다(조약 원문). 즉 상속 문제는 양국 국내법을 각각 봐야 합니다. 호주에 상속세가 없어 이중과세 충돌은 적지만, 그만큼 한국의 과세권 분석이 전부입니다. 소득 쪽 이중과세는 한-호 조세조약에서 따로 다룹니다.
그럼 진짜 절세는 무엇인가
합법적인 절세는 결국 네 가지입니다.
- 진짜 거주성 설계 — 실제로 호주에 생활기반이 있고 한국 비거주자인가. (substance가 핵심 — 위장은 통하지 않습니다.)
- 공제 제대로 활용 — 배우자상속공제·일괄공제(상속), 증여재산공제(증여: 직계존속 5천만·미성년 2천만·배우자 6억, 상증세법 제53조).
- 10년 이상의 사전증여 — 합산을 피하는 진짜 사전증여. 시간이 가장 강력한 절세 도구입니다.
- 자산의 위치 — 한국 자산이냐 호주 자산이냐, 어디에 두느냐가 과세권을 결정합니다.
절세와 탈세의 경계
최근 CRS 금융정보 자동교환·해외금융계좌 신고가 확대되면서, 차명·은닉·허위 비거주는 매우 위험합니다. 선은 명확합니다.
절세 =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구조를 만드는 것. 탈세 = 사실을 숨기는 것.
머리 쓰기의 끝이 가산세·형사처벌이 되지 않으려면, 통념이 아니라 원리를 써야 합니다.
참조 법령
- 상속세 과세대상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거주자: 국내외 모든 상속재산 / 비거주자: 국내 소재 재산). 납부의무: 제3조의2.
- 사전증여 합산 — 상증세법 제13조(상속개시 전 10년 이내 상속인 증여, 5년 이내 그 외 증여를 과세가액에 가산).
- 상속공제 — 기초공제 제18조(2억) · 배우자상속공제 제19조 · 일괄공제 제21조(5억) · 공제 적용 한도 제24조(가산 증여재산 차감).
- 증여재산공제 — 상증세법 제53조(직계존속 5천만·미성년 2천만·배우자 6억).
- 거주자 판정 — 소득세법 제1조의2 / 상증세법 제2조. 한-호 조세조약(1982) — 소득세 한정, 상속세 미포함.
(국가법령정보센터 law.go.kr · ATO)
마무리
호주에는 상속세가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 상속세는 여전히 존재하고, 상속인의 시민권보다 피상속인의 거주자 여부가 훨씬 중요합니다. 상속은 사망 후의 세금이 아니라 10년 전에 시작되는 세금입니다 — 통념이 아니라 원리로 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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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 상속세·증여세는 금액·거주자 여부·가족관계·자산 구조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액 자산이나 국제 상속은 반드시 세무사·변호사 등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법령·공제 수치는 개정될 수 있으니 신고 시점 기준으로 확인하세요.